[국민TV 김권범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을 동원한 언론장악이 논란인 가운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진구을)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 지시로 작성된 언론장악 국정원 문건 실행 리스트를 공개했다.  

고민정 국회의원 고민정 의원은 이동관 후보자와 관련한 국정원 언론장악 문건 9건의 공개와 함께 문건의 제목과 내용, 실행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해당 문건은 이동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을 연이어 맡았던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작성된 문건으로, 홍보수석 요청으로 작성돼 홍보수석에게 보고됐던 문건 등이다. 

2009년 12월 18일 이동관 ‘홍보수석 요청’으로 12월 24일에 작성·보고된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고려사항>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비판 보도 점증을 예상”하며 “좌편향 진행자 퇴출 및 고정 출연자 교체 권고” 계획을 세웠다. 국정원 문건에서 “악의적 멘트로 여론을 선동한다”고 평가한 <김미화의 세계는 우리는>의 경우, 폐지 논란에 휩싸였으나 내부 반발로 가까스로 폐지가 무산됐으나 결국 하차했다. 

2010년 5월 28일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이 6월 3일 작성·보고한 에서는 “좌편향 PD들이 편파방송을 획책하고, 반정부 왜곡보도”를 한다며 “좌편향 인사 색출” 계획을 세웠고, 이후 용태영 ‘취재파일4321’부장, 이강현 EP 등 8명의 기자와 PD가 전보 또는 강등됐다.

그 외에도 이동관 대변인과 이동관 홍보수석에게 보고된 국정원의 언론장악 문건 , <방송사 가을 프로 개편 계기 편파방송 근절에 박차> 등에서 언급된 내용은 엄기영 MBC 사장 자진사퇴 압박, 이명박 정권에서 ‘좌편향’으로 낙인찍은 방송 진행자와 패널, 기자 퇴출의 형태로 실행됐다.

이동관 홍보수석실은 2009년 11월 9일 <김제동 등 일부 연예인의 수면마취제 중독설 점검> 제목의 국정원 문건 작성을 요청하고 11월 19일 보고받기도 했는데, 주요 내용은 ‘좌파 연예인들간 프로포폴·마약류 유포 실태 파악’이었고, 이후 국정원은 김제동, 윤도현, 신해철, 박찬욱, 봉준호 등 82명의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언론계 쇄신, 편파방송 근절, 공정방송 정착, 좌편향 출연자 조기 퇴출 등 방송장악을 위한 미명 아래 국정원이 언론을 사찰해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보고받은 당사자는 국정원 문건에 따르면 이동관 홍보수석”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11월 국정원의 불법사찰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보고서를 보면, 국정원 직원은 언론장악 문건 관련해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요청을 했기 때문에 작성된 것”이라고 진술한 바도 있다. 

고 의원은 “정부에 비판적 보도, 불편한 보도를 하면 공산당 언론으로 보는 이동관 후보자의 ‘편 가르기 언론관’만으로도 방송통신위원장 자격이 없다”면서 “국민도 방송장악용 인사라고 보는 이동관 후보자는 이미 삼진아웃”이라고 강조했다.